2달 만에 연주회를 다녀왔습니다. 방학동안 연주회 한번을 다녀오지 못했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연주를 볼 수 있게 되서 좋았습니다. 합창단 연주는 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가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대전을 대표하는 합창단, '대전 시립 합창단' 연주를 보게 돼서 더욱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주제는 "봄, 사랑에 빠지다". 주제를 보면 다가오는 '봄'의 싱그러운 느낌과 '사랑에 빠지다'의 달콤한 말이 어떤 연주회가 될지 더욱 궁금하게 했습니다.

첫 번째 곡은 슈베르트의 곡으로 바이올린이 없는 현악5중주. 여기서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바이올린을 뺐을까?' 바이올린을 일부러 뺀 이유는 제 생각엔 아마도 곡의 분위기와 남성합창에 맞게 가볍고 높지 않게 즉, 낮은 비올라, 첼로, 베이스의 소리로 조금 더 무겁고 심오함을 주기 위하여 편성한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 남성합창으로 홀의 분위기가 조용하고 편안해졌습니다.

두 번째는 브람스 곡으로 사랑과 실연을 묘사한 시 네 편을 엮은 곡이었습니다. 호른 그리고 하프와 함께하는 여성합창이었습니다. 아마 오늘 연주회 보러온 많은 사람들이 부드럽고 몽환적인 하프소리를 듣기위해 기대하며 왔을 것입니다. 저도 역시 실제로 하프를 본 적 없어서 귀한 하프소리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과연 하프와 호른이 어울릴까?' 두 악기를 떠올리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나의 고정관념을 깨버렸습니다. 하프의 따뜻하고 선율적인 소리와 호른의 웅장하고 풍성한 울림이 생각보다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세 번째 곡은 말러의 '저녁노을'. 지금까지의 곡 중 가장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반주가 없었다. 무반주라서 굉장히 새롭고, 한편으론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전반부의 합창을 보며 제 자신을 다시 되돌아봤습니다. 저는 한정된 틀에서만 음악을 생각한 것 같고,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바이올린이 없는 현악5중주, 하프와 호른의 특별한 어울림, 무반주의 합창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음악이었습니다.

네 번째 곡은 바스크스의 현대 곡으로 현악기인 바이올린과 첼로가 연주자이고  합창은 모음으로만 노래를 해 현악기의 반주를 해준 것 같았습니다. 곡의 분위기는 조용, 엄숙하고 심오했고, 합창의 모음으로 작곡가의 나라인 라트비아의 전원 풍경을 묘사해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실제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곡은 브람스의 '왈츠에 붙인 새로운 사랑의 노래'로 지금까지 분위기와 다르게 굉장히 활기차고, 모두가 생각하는 합창곡 같은 합창곡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솔로 곡도 있어서 수석 합창단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앵콜곡은 박지훈 - 도라지꽃, Brahms - Liebeslieder op.52 No.6. 앵콜곡 또한 '봄'이라는 주제에 잘 어울리는 곡 같아서 편안하고 연주회의 잔잔한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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