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메시아. 완성된 음악, 완성된 감동.
Name hyeonjin0920
Date 2020-11-16 14시35분
[대작을 맞이하는 창구]

1981년 창단한 대립시립합창단의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정갈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건물에 들어섰다.

연례행사처럼 당연히 느껴지던 지난날들의 연주회와는 달리 코로나19라는 큰 물살을 이겨내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라는 생각에서일까. 요즘답지 않은 다소 포근한 날씨탓일까 그곳에 들어선 사람들에게서 어쩌면 낯선 분위기가 느껴졌다.

상기됨, 설렘, 기대감.

나 또한 살짝은 지친 일주의 끝자락에 만난 그 분위기에 몸을 맡겼다. 이젠 익숙해져버린 알싸한 알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로비를 지나, 특유의 우중충한 먼지덮인, 하지만 불쾌하지 않은 냄새가 보이는 공연장에 들어서 자리를 잡고 팜플렛을 통해 우리의 앞에서 역사를 재현할, 새로운 해석을 마음껏 뽐내며 예수의 서사를 들려줄 인원의 면면을 살폈다.

이윽고 조명이 꺼지며 18세기로 우리를 안내해줄 이야기꾼들을 맞이했다.

[조율소리마저 아름다운, 시작 전 찰나의 순간]

튜닝(tunning)을 하는 현의 진동마저 아름다워지는 순간. 박수와 함께 훈련된 군사와 같이 합창단이 등장하였다. 이윽고 여유와 긴장이 동시에 비치는 미소를 띈 백발의 지휘자. 빈프리트 톨.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까. 조금은 상기된 분위기.

박수소리가 멎어가며, 우리의 숨소리마저 멎어갔다.

시작된 대서사. 그렇게 우리는 마음과 손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제 1부, 그리고 카운터테너]

고조(高調)된 분위기 속 들려온 첫 음은 놀라우리만큼 차가웠다. 서창으로 시작하여 합창으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형태와 반복되는 코드 위에서 그려지는 가사와 구조에 따른 다양한 전조. 그 속에서 헨델의 천재성과 성경의 구절을 대하는 정결한 신앙의 고백을 느낄 수 있었다. 그위에 더해지는 예언을 전하는 테너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운터 테너'의 소리였다. 눈을 감고 듣던 중 카운터 테너의 소리를 듣곤 놀라 눈을 떠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분명 brochure에 적혀있는 것은 알토. 다시한번 집중해 들은 카운터테너의 소리는 팔세토와 두성의 경계에 있는 기묘하고, 묘한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환상의 소리였다. 사람의 소리를 넘어선 천사가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를 듣는다면 이러한 소리일까.

이 후 성경 구절들이 배치된 곡들을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갈고닦은 정교함이 느껴지는 소프라노, 품격이 느껴지는 알토, 아름답고 아름다운 테너의 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스레 신앙의 고백을 이끌어냈고, 베이스를 통해 곡들에 담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제 1부, 예언과 탄생의 소식을 들었다.

[제 2부, 대작을 맞이하다]

고난받는 예수의 모습이 5선지를 타고 흐르는듯한 지휘자의 손끝에서 현을 통해 그리고 목소리를 통해 눈앞에 선명히 그려졌다.

심취, 절정, 슬픔.

예수를 보며 비웃는 자들을 가엽게 여기는 아픈 마음과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 다가왔다.

음악적으로도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음들을 통해 감정의 오르내림이 명확히 느껴졌고, 코드의 반복, 변주, 그리고 멜로디 라인과 뭉게지듯 어울리는 알토, 베이스 라인 악기의 구성과 비웃는듯한 발음의 배치를 통해 해석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르내림의 여정의 끝에 맞이한 Hallelujah.

연주에 심취한 것이었을까, 모두 신앙인이었던 것일까. 누구하나 기립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

팀파니의 소리와 첼로의 소리가 절묘하게 공명(共鳴)하였고, 우리의 심장과도 공명하는듯 하였다. 앞선 마음들에 감화하여 폭발시키듯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것에 압도당하였고, 오라토리아의 백미인 메시아에서 가장 대표되는 이유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 했으며, 헨델의 휴머니즘의 원천이 여기있는 듯 하였다.

사명감을 갖고 연주하는 연주자, 합창단원, 그 모두를 독려하듯, 다긋치듯 이끌어가는 지휘자. 그렇게 '찬양'이 끝났다.

이 후는 관객의 몫이었다. 가득채운 객석에서 두 손만으로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답가. 간혹 목소리로 협주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휘자가 인사를 마치고 퇴장할때쯤이었을까 그제서야 손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제 3부, 박수 갈채의 권리를 누리다]

대작의 여운을 느끼기도 잠시, 우리에게 기어코 예수의 서사를 완성시켜 보여주고자 재입장한 톨. 우리는 숨죽여 귀기울였다.

나팔 소리. 죽음을 비웃는 소리. 모든것이 완벽한 승리를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 우리의 여정을 완성시킬 마침표.

'아멘'

그렇게 메시아는 완성되었다.

마지막 한 음까지 온몸으로 연주함으로 진정한 감동을 선사해준 음악가들의 당연한 권리를 우리는 선사해주었다.

2번, 3번, 4번에 걸친 퇴장, 재입장을 할때까지 그치지 않는 박수, 떠나지 않는 관객. 이 모든 순간이 음악이었고, 메시아였다.
[답변] 헨델의 메시아. 완성된 음악, 완성된 감동.

대전시립합창단 특별연주회 <헨델 메시아> 공연 관람 후 남겨주신 hyeonjin0920 님의 소중한 공연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  1부 <예언과 탄생> 2부 < 수난과 속죄> 3부 <부활과 영생>  전곡 47곡의 대작 !

 전곡에 펼쳐진  아름다운 소리를,  절묘하고 섬세하게 표현해 주신  hyeonjin0920 님의 공연 후기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전시립합창단 특별연주회 <헨델 메시아>는 관객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성황리에 연주를 마칠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연주로 함께 하기를 바라며 대전시립합창단 사무국(042-270-8363)으로 전화 주시면

 다음 공연티켓(2장)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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